책에서 찾은 희망 / 70년대 우리 출판물



인사말

sp2014

안녕하십니까? 삼성출판박물관을 성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인사드립니다. 그간 저희가 마련한 전시회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책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책에서 찾은 희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분을 정중히 모시고자 합니다.

삼성출판박물관은 일제강점기, 1950년대, 그리고 1960년대를 되살펴보는 특별기획전을 통하여 여러분과 만나 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근현대사를 시대별로 반추하여 본 까닭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한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읽은 책은 그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시대 사람들의 꿈과 소망을 여실하게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책과 출판을 통하여 우리는 한 시대의 전반적인 모습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게 될 출판물들은 1970년대 우리의 자화상 그 자체입니다. 1970년대의 시작은 새마을운동과 경부고속도로 개통이었습니다. ‘잘 살아보세’의 구호와 ‘하면 된다’라는 기치 아래 이른바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발걸음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이후 우리의 1970년대는 수출 드라이브를 바탕으로 고도경제성장과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1977년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은 그러한 길에 세워진 하나의 기념비와도 같았습니다.

모든 시대에는 그 시대 나름의 빛과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고도경제성장은 많은 근로자들의 희생 위에서 가능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가운데 사회 분위기도 억압적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른바 압축성장의 속도전 속에 물질만능주의와 경쟁지상주의가 팽배하고 전통적인 모럴(moral)이 무너지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였습니다. 문화적으로는 TV 수상기의 일반화와 함께 본격적인 대중문화 시대가 열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과 분위기 속에서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1976)은 1970년대 정치 현실과 개발 독재의 실상을 알레고리 형식으로 그려내며 권력의 억압에 대한 개인의 주체적인 자세를 촉구하였습니다.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1974)는 1970년대 국가 권력과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비판하면서 산업화에 밀려난 하층민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이문열은 신(神)과 종교의 문제를 진지하게 천착한 <사람의 아들>(1979)로 문화적 파장을 크게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 보시게 될 출판물들은 이밖에도 매우 다양합니다. 문학, 사회, 학술, 잡지, 교과서 분야 등은 물론이고 1970년대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신문 스크랩 자료, 그 시기 우리 출판물의 수준을 가늠하게 해주는 대형판 미술 도서, 박정희 대통령 관련 사진첩 등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른바 산업화의 역군으로서 삶의 희망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산업화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며 민주화 운동에 나선 이들도 많았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그 모든 이들이 책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책을 통하여 1970년대의 전반적인 시대 상황을 돌이켜본다는 의미 외에도, 그 시대 우리 출판물의 실상과 수준을 살펴본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출판인들이 책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많은 독자들이 책을 아끼며 열독(熱讀)하였습니다. 열정을 갖고 헌신적으로 책을 만드는 출판인들과, 왕성한 지적 욕구를 가지고 책을 읽은 독서인들이 만들어낸 1970년대 우리 출판의 풍경과 만나보십시오.

앞으로도 삼성출판박물관은 그러한 출판인들과 독서인들이 만들어 온 우리 출판과 책의 역사를 소중하게 되새겨 나가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에 더욱 충실히 보답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9월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김종규

전시개요

‘책에서 찾은 희망’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100여 점의 출판인쇄물 자료들은 1970년대에 출간된 문학(소설, 시집, 수필, 문학전집 등), 학술(역사, 어문 등), 사회, 잡지, 교과서, 학습서, 그리고 대통령 관련 자료, 신문 스크랩, 영화 시나리오, 사사(社史), 여행, 예술 등을 포괄한다.

문학 분야는 1970년대의 문학적 성취를 대표하는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박경리의 <토지>(1973년 문학사상사판 첫 단행본), 1970년대 사회상을 반영하는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 한수산의 <부초>, 조해일의 <겨울여자> 등이 전시된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 전통적 가치와 규범이 해체되고 새로운 가치가 정립되지는 못한 일종의 사회적 아노미 상황이 다양한 방식으로 문학에 반영되었던 것이다. 김성동의 <만다라>,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과 같이 종교적 구도·구원의 문제를 다룬 작품도 우리의 ‘1970년대적 상황’에 대한 문학적 반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집으로는 유안진, 김구용, 신동집, 오규원, 김윤식, 조정권, 신동엽, 황금찬, 김남조, 신달자 등의 시집이 전시되며 김현, 김화영 등의 문학평론과 이어령, 이희승, 천경자, 전숙희, 모윤숙 등의 산문집도 선보이게 된다. 그밖에도 고은의 <산산이 부서진 이름>, 이문구의 <장한몽>, 최일남의 <타령> 등도 70년대 우리 소설 문학의 풍경을 증언한다.

1970년대는 도농(都農) 지역 간 격차,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대립이 사회규범과 질서와 가치를 통합시켜 나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심화된 시기였다. 산업화 과정에서 드러난 이러한 현상들은 문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급격한 사회 변화와 그 갈등 양상이 문학의 영역에서 크게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1970년대 문학을 산업화 시대의 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잡지 분야에서는 다음과 같은 잡지들의 창간호가 선보이게 된다. <월간 시문학>(1971), <문학사상>(1972), <아동문학>(1973), <뿌리 깊은 나무>(1976), <세계의 문학>(1977). 이 가운데 2014년 6월호로 지령 500호를 맞이하기도 한 <문학사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순수 월간 문예지로 자리해왔다. <뿌리 깊은 나무>는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폐간될 때까지 4년 조금 넘는 기간 발행되었지만, 우리 문화의 다양한 측면들을 재조명하면서 각광받았고 편집디자인에서도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월간 시문학>은 <현대문학>의 자매지로 창간되어 지금까지 매월 한 호도 빠짐없이 발간되어왔으며, <세계의 문학>은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의 문예지 양대 구도 속에서 엄격한 인문주의 편집정신을 내세우며 문예지 구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대통령이라는 주제 분야를 설정한 것은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제7대 대통령취임 기념 사진첩>(1971), <통일주체국민회의 초대대의원명감>(統一主體國民會議 初代 代議員名鑑, 1975), 박목월의 <육영수 여사>(1976),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 현장 시찰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가 많은 <한국산경>(韓國産經, 1978.8월호) 등이 이 주제로 전시된다. 이는 박정희 대통령을 제외시키고서는 우리의 1970년대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대통령’이라는 주제와 대비되는 주제 분야가 바로 사회 분야다.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송건호 등의 <해방 전후사의 인식>(1980), 한완상의 <민중과 지식인>(1978), 함석헌의 <이 나라가 뉘 나라냐>(1970) 등이 전시되는 사회 분야는 1970년대 권위주의 체제 하 비판적 지식인들의 고뇌와 분투를 반영한다.

학술 분야에서는 이오덕의 아동문학평론집 <시정신과 유희정신>(1977) 초판도 전시되는데, ‘최근 새로운 이론으로 본격적인 비평활동을 벌여 평론의 무풍지대로 불리는 아동문학계에 새 바람을 일으킨 저자의 평론집’이라는 출간 당시 기사(경향신문 1977.4.29.)도 말해주듯이 이 평론집은 아동문학계에서 획기적 의미를 지닌 명저(名著)로 평가받아왔다. 이 책을 문학이 아니라 학술 분야로 분류, 전시하는 것은 아동문학 연구 및 평론의 역사에서 지닌 높은 가치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한편 특정 분야로 분류하지 않은 자료들 가운데 박경리 원작의 영화 <토지> 시나리오도 선보이게 된다. 이 시나리오에는 김수용 감독이 직접 펜으로 그리고 쓴 콘티가 남아 있다. 영화는 1974년 11월에 개봉되어 서울에서 12만 관객을 동원하였으며 김수용 감독은 제13회 대종상 감독상, 윤씨 부인 역 김지미는 대종상 여우주연상과 제13회 파나마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밖에 최우수작품상, 여우조연상(도금봉), 녹음상 등을 수상하면서 70년대의 대표적인 문예영화가 되었다.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 1973년 한국문화사판(전 5권)도 전시되는데, 고바우 영감은 1950년 육군본부 발행 사병만화에 첫 선을 보인 후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조선일보(1980~), 문화일보(1992~)를 거치며 50년 간 총 14,139회 연재된 최장수 4칸 시사만화이다. 이어령은 1973년판 발간 시 ‘고바우는 우리 국민들의 한숨 속에서 자라났다. 고바우는 한국인의 애환과 분노와 사랑의 화신이다. 우리는 고바우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동안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에서 70년대 대학입시 제도와 현실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월간 진학>, <전국대학입시문제정해>, 1973~74년도 신문 문예 기사 스크랩북, 호화 대형판 미술도서 <세계의 명화>(삼성출판사, 1979), 삼성출판사가 출간한 삼성판 세계문학전집과 문고판 한국문학전집, 1970년대 초중고교 주요 과목 교과서와 학습서 등 다양한 출판인쇄물과 만날 수 있다.

1950, 60년대의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 고도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 우리 출판물은 그 내용과 형식에서 한층 더 다양화되었고 인쇄나 제본 품질도 향상되었다. 이는 유례없이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독서 대중’의 저변이 더욱 넓어진 것에서도 기인한다 할 것이며, TV 수상기가 일반화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 대중문화 수용이 확대되면서 문화적, 지적(知的) 수요가 다양해진 것에서도 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에 우리 출판은 본격적인 ‘산업사회의 대중 출판’으로 변모하였다.

70년대 출판

1970년대의 문학 출판

1970년대 우리 문학은 고도경제성장과 급격한 산업화의 뒤안길에 드리워진 갈등과 모순에 대한 문학적 반응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1976)은 정치 현실과 개발 독재의 실상을 알레고리 형식으로 그리며 권력의 억압에 대한 개인의 주체적인 자세를 촉구하였다.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1974)는 산업화에 밀려난 하층민의 삶을 그려냈다.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1979)과 김성동의 <만다라>(1979)가 종교적 구원의 문제를 다룬 것도 격변하는 사회에 대한 ‘심층적인 문학적 반응’이었다.

소설 문학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70년대 중반을 풍미한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 한수산의 <부초>, 조해일의 <겨울여자> 등이다. 일정한 문학적 성취도를 기반으로 대중성까지 갖춘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은 ‘산업화 시대 대중 독자’들의 취향에 부응하면서 인기를 모았다. 이는 전통적 가치가 급격히 해체되면서 펼쳐진 사회적 아노미 상황이 문학에 반영된 사례이기도 하였다.

문학평론 분야에서는 김현, 유종호, 김화영 등 해외의 최신 문학이론에 해박한 평론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기 시작하였다. 1950년대와 60년대와 달리 7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우리 문학도 세계와의 동(同)시대성을 이루기 시작하였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가 ‘한(韓)민족’ 차원의 문학적 의미를 성취해나갔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1970년대 한국 문학은 ‘산업화 시대의 문학’으로 일컬을 수 있다.

1970년대의 학술 출판

학술 출판에서 한국사 분야, 특히 한국사 통사(通史) 분야는 3세대로 구분되곤 한다. 1세대는 광복 직후 출간된 이병도의 <조선사대관>(1948)이다. 2세대는 이기백의 <한국사신론>(1967),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한우근의 <한국통사>(1970), 그리고 변태섭의 <한국사통론>(1986)이다. 이들 책은 각각 1960년대와 70년대, 80년대에 출간되었지만 이후 한국사 관련 도서들이 대폭 다양화된 90년대 말 2000년대 초까지 한국사 통론 분야 삼분(三分) 정립(鼎立) 시대를 이루었으며, 오늘날까지도 표준적인 통사로서의 가치와 명성을 잃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어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허웅(1918~2004)의 <옛말본>(초판 1969, 전시도서 1973년판)은 15세기 국어의 말본을 교과서 식으로 기술한 것이다. 허웅은 중세 한국어에서 현대 한국어에 이르는 넓은 범위를 연구 대상으로 하여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등 언어학의 여러 하위분야에 걸쳐 많은 연구 업적을 남겼다. 또한 한글학회 이사장을 34년 동안 지내며 국어 문화를 진흥하는 데에도 기여하였다.

한편 <한글>(통권 146호, 1970.9)은 1932년 5월 1일에 창간한 한글학회(옛 조선어 학회)의 기관지이자 학술지로, 주시경의 제자들이 1927년 2월 10일 창간호를 동인지 형식으로 낸 후 1928년 10월 9호에서 휴간, 1932년 5월 1일 다시 창간호로 출발하였다. 한글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꾸준한 학문적 노력의 자취가 담긴 책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의 사회 분야 출판

1970년대는 권위주의 개발 독재 시대였다. 경제적으로는 외자(外資) 도입과 저임금 노동집약적 제조업을 바탕으로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경제 성장을 추진하였다. 정치적으로는 국민의 권리와 자유, 인권을 유보 또는 억압하는 가운데 언론의 자유도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국가 발전과 국익을 위한 ‘국민총화단결’의 구호가 사회를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가운데, 민주화와 인권, 정치적 자유를 향한 열망도 커져만 갔다.

1972년 11월 계엄령 하에서 국민투표로 유신헌법이 통과됨으로써 통일주체국민의회를 통해 사실상 박정희 대통령의 종신집권이 보장되기에 이르렀다. 유신헌법에 대한 야당 및 재야 정치인·지식인·학생·종교계·노동계의 반대를 억압하기 위해 유신체제는 1974년 1월 긴급조치 1호로부터 1975년 5월 긴급조치 9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초법적 조치들을 단행하였다. 국가주도의 특혜적 수출지향 산업화가 국민소득 향상에서 성과를 내면서 역설적으로 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도 커져갔다.

리영희의 저작들은 대학생과 지식인층에게 세계 현실을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을 제공하였으며, 송건호 등이 참여한 <해방 전후사의 인식>은 19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진보적 관점을 제시하였다. 한완상의 저작은 기층민과 연대하며 사회 변혁에 앞장서는 유기적 지식인의 자세를 촉구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저자와 저작들은 1980년대의 이른바 ‘사회과학출판’의 시대를 예비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의 대통령 관련 출판물

우리의 1970년대를 상징적으로든 실질적으로든 대표할 수 있는 인물 한 사람을 손꼽는다면, 긍정적인 의미든 부정적인 의미든 박정희 대통령을 손꼽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곧 박정희’였고 ‘박정희는 곧 대통령’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권위주의적 영도자(領導者)형 리더십으로 산업화와 경제 개발을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국가와 국민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위인’이라는 평가와 ‘민주주의를 억압한 독재권력’이라는 평가를 모두 받고 있다.

1971년 4월 27일 실시된 제7대 대통령선거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민주공화당 후보로 출마하여 634만 2,828표(득표율 53.2%)를 얻음으로써 539만 5,900표(득표율 45.2%)를 얻은 신민당 김대중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되었다. 당시 선거는 3선 개헌을 통해 출마한 박정희 후보와 당내 경선을 통해 40대 기수론을 제창하며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 온 김대중 후보의 대결로 어느 선거 때보다 뜨거웠다. <대한민국 제7대 대통령취임 기념 사진첩>(1971)이 당시를 증언한다.

또한 <통일주체국민회의 초대대의원명감>(1975)은 유신체제 이후 우리 정치사의 면모를 증언하고 있다. ‘청와대 안의 야당’이라는 별명으로도 일컬어지며 많은 국민들의 신망을 모았던 육영수 여사에 관하여 박목월이 집필한 <육영수 여사>(1976)에 실린 사진들이 그 인간적 면모를 보여준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 현장 시찰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가 많은 <한국산경>(韓國産經, 1978.8월호)은 경제 개발 추진에 대한 박정희 대통령의 현장 지도형 리더십을 보여준다.

1970년대의 잡지 출판

어느 시기의 잡지 출판은 그 시기 폭넓은 대중들의 이해와 요구를 곧바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하게 ‘시대의 축도(縮圖)이자 거울’이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일련의 창간호 잡지들이 그러한 점을 잘 보여준다. <월간 시문학>(1971), <문학사상>(1972), <아동문학>(1973), <뿌리 깊은 나무>(1976), <세계의 문학>(1977) 등이다. 독서 및 지식 수요의 다변화에 부응하는 다양한 잡지와 기획이 이루어졌다.

2014년 6월호로 지령 500호를 맞이한 <문학사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순수 월간 문예지로 자리해왔다. <뿌리 깊은 나무>는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폐간될 때까지 4년 조금 넘는 기간 발행되었지만, 우리 문화의 다양한 측면들을 재조명하면서 각광받았고 편집디자인에서도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동문학>은 우리나라 아동 문학계 최초의 월간지였다.

<월간 시문학>은 <현대문학>의 자매지로 창간되어 매월 한 호도 빠짐없이 발간되어왔으며, <세계의 문학>은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의 양대 구도 속에서 인문주의 편집정신을 내세우며 문예지 구도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삼성출판사의 <월간 독서생활>도 매호 2만 부 이상 발행되면서 독서인들의 사랑을 받았고,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기 위해 외솔회에서 기획을 맡아 정음사가 발간한 <나라사랑>은 근세사의 인물들을 집중 발굴, 조명하면서 한국학 세미나를 열고 논문을 잡지에 수록함으로써 주목받았다.

1970년대의 교과서와 학습자료 출판

1963년 제정, 공포된 제2차 교육과정이 1970년대 초까지 교과서 출판의 기준이 되었다. 이후 1973년에 초등학교 교육과정이, 1974년에는 중등학교 교육과정이 개정 공포되었다. 이른바 제3차 교육과정이다. 당시 교육과정은 국적 있는 교육, 주체성을 지닌 교육, 유신이념을 실천하는 교육 등 국민정신교육이념을 강력하게 내세웠다.

1973∼1977년에는 모든 교과서 편찬·발행을 문교부가 주관하였다. 이전 교육과정과 달리 교과서를 편찬, 발행하기 전 1년 동안 집필과정을 거치고 다시 1년간의 현장 실험 및 수정 보완과정을 거쳤다. 이 시기에는 1교과에 1교과서주의를 채택함으로써 다양한 교과서를 통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에는 통합교과이론이 대두됨으로써, 성격이 유사한 교과목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교과목을 개발하였다. 즉, 바른생활(도덕, 국어, 사회), 슬기로운 생활(산수, 자연), 즐거운 생활(음악, 미술, 체육)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교과서가 사용되었던 것이다.

1978∼1982년 시기는 우리나라 교과서 행정에 큰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다. 편찬을 편수관이 전담함으로써 일어나기 쉬운 부작용을 없애고 교과서의 질적 향상을 높이기 위하여, 국정교과서와 검인정교과서를 1종 도서와 2종 도서로 구분하여 편찬, 발행하는 규정을 제정하였던 것이다. 또한 편수관이 전담했던 편찬업무를 문교부가 위촉한 연구소나 학회, 혹은 전문연구기관에 위탁하게 되었다.

1970년대의 다양한 출판물들

큰 주제로 분류하기 힘든 출판물들 가운데 박경리 원작의 영화 <토지> 시나리오에는 김수용 감독이 직접 펜으로 그리고 쓴 콘티가 남아 있다. 영화는 1974년 11월에 개봉되었고 김수용 감독은 제13회 대종상 감독상, 김지미는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최우수작품상, 여우조연상(도금봉), 녹음상까지 수상하면서 70년대의 대표적인 문예영화가 되었다.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1973, 한국문화사)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고바우 영감은 1955년 동아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조선일보(1980~), 문화일보(1992~)를 거치며 50년 간 14,139회 연재된 최장수 4칸 시사만화이다. 이어령은 1973년판 발간에 즈음하여 ‘고바우는 우리 국민들의 한숨 속에서 자라났다. 고바우는 한국인의 애환과 분노와 사랑의 화신이다. 우리는 고바우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동안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재야 한국학 박사’로도 불린 언론인 이규태의 <개화백경>(開化百景)은 1968년 조선일보에 전면(全面) 60회에 걸쳐 연재된 뒤 70년대 초에 전 5권으로 출간되었다. 이밖에 우리 고전명저 104편을 해설한 현암사 출간 <한국의 명저>는 그 책 자체가 명저의 반열에 올랐다. ‘우리 조상들이 이룩한 독창적인 정신문화의 발굴이라는 민족적 대업의 하나로 기획’되었음을 천명한 이 책은 84명의 당대 최고 수준 학자들이 참여하였고, ‘한국학’의 중요성을 널리 일깨운 계기가 되었다.

연표

1970

04. 22. 새마을운동 시작
07. 07. 경부고속도로 개통
11. 13. 전태일 분신

1971

04. 27. 박정희, 7대 대통령 당선
08. 23. 실미도 사건
10. 01. 장발족 일제단속

1972

05. 29. 프랑스 파리에서 『직지』발견
07. 04. 7·4 남북공동성명
10. 17. 유신선언, 비상계엄령 선포

1973

03. 23. 파월 한국군 철수 완료
07. 03. 포항종합제철 준공
10.        제1차 석유파동

1974

04. 03. 민청학련 사건
08. 15.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
08. 15. 서울지하철 개통

1975

05. 13. 긴급조치 9호 선포
09. 01. 여의도 국회의사당 준공

1976

03. 01. 3·1민주구국선언
08. 18.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1977

12. 22. 수출 100억불 달성

1978

07. 05. 박정희, 9대 대통령 당선
12.        제2차 석유파동

1979

10. 16. 부마항쟁
10. 26. 박정희 대통령 서거

목록

1979년도 시행 전국대학입시문제정해 진학사 / 1979
가면의 꿈 이청준 / 일지사 / 1975
개화백경 Ⅳ(전5권) 이규태 / 신태양사 / 1971
거울의 집 조대현 / 경지사 / 1972
겨울여자 조해일 / 문학과지성사 / 1976
겨울축제 신달자 / 심상사 / 1979
고독한 사람의 음악 헤르만 헤세 저, 송영택 역 / 문조사 / 1974
고바우 영감(전5권) 김성환 / 한국문화사 / 1973
광복30년 중요자료집 월간중앙 별책부록 / 중앙일보사 / 1975.1
구곡 김구용 / 어문각 / 1978
구름과 바위 황금찬 / 선경도서출판사 / 1977
국민학교 사회과 부도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9
국사 5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3
국어 3-1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8
글씨본 4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1
나라사랑(제8집) 외솔회 / 1972.9
나지한 말소리로 전숙희 / 서문당 / 1973
노란 손수건 오천석 편 / 샘터사 / 1975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 창작과비평사 / 1979
눈을 뜨면 그때는 대낮이어라 이어령 / 갑인출판사 / 1977
당신들의 천국 이청준 / 문학과지성사 / 1976
대치선생 유주현 / 경미문화사 / 1978
대한민국 제7대 대통령 취임기념 사진첩 민주여론사 / 1971
대한백년(전5권) 조흔파 / 삼성출판사 / 1970
동천 서정주 / 민중서관 / 1971
동행 김남조 / 서문당 / 1976
만다라 김성동 / 한국문학사 / 1979
먹추의 말참견 이희승 / 일조각 / 1975
문학과 지성(봄) 일조각 / 1975.2
문학사상(창간호) 삼성출판사 / 1972.10
미술 3 문교부 / 고려서적주식회사 / 1973
민중과 지식인 한완상 / 정우사 / 1978
바른생활 4-2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7
보들레르 시집 C. 보들레르 저, 정기수 역 / 정음사 / 1974
부초 한수산 / 민음사 / 1977
분명한 사건 오규원 / 한림출판사 / 1971
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형태 조정권 / 조광출판사 / 1977
비순수의 선언 유종호 / 신구문화사 / 1971
뿌리 깊은 나무(창간호) 한국브리태니커 / 1976.3
사람의 아들 이문열 / 민음사 / 1979
사랑의 기교 오규원 / 민음사 / 1977
사회 3-2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3
산산이 부서진 이름 고은 / 한국문화사 / 1977
산수 3-2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3
산촌근일초 김윤식 / 세음사 / 1973
상아의 문 유주현 / 경미문화사 / 1978
서울 1964년 겨울 김승옥 / 서음출판사 / 1977
서울평론(57호 58호 59호 62호) 서울신문사 / 1974
정을병 / 세대문고 / 1976
성문종합영어 송성문 / 성문출판사 / 1977
세계문학전집(전100권) 삼성출판사 / 1976
세계의 명화(전3권) 삼성출판사 / 1979
세계의 문학(창간호) 민음사 / 1976.9
세계의 여행(전10권) 삼성출판사 / 1979
세월도 강산도 최영해 선생 화갑기념 송사집 발간회 / 정음사 / 1974
시나리오: 토지 감독 김수용 / 제작 우성사 / 1974
시문학(창간호) 현대문학사 / 1971.7
시인을 찾아서 김현 / 민음사 / 1975
시정신과 유희정신 이오덕 / 창작과비평사 / 1977
신동집 시선 신동집 / 학문사 / 1974
신문장강화 문덕수 / 성문각 / 1978
실과 6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5
쓰기 3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6
아동문학(창간호) 아동문학사 / 1973.12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저, 전혜린 역 / 범우사 / 1973
역사와 상상력 최인훈 / 민음사 / 1976
영자의 전성시대 조선작 / 민음사 / 1975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최인훈 / 문학과지성사 / 1979
옛말본 허웅 / 과학사 / 1973
욕망의 응달 박완서 / 수문서관 / 1979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안톤 슈낙 저, 차경아 역 / 문예출판사 / 1974
우상과 이성 리영희 / 한길사 / 1977
월간 독서생활(증면혁신호) 삼성출판사 / 1976.3
월간 독서생활(창간호) 삼성출판사 / 1975.12
월간 진학 진학사 / 1975
육영수 여사 박목월 / 삼중당 / 1976
음악 5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1
음치의 자장가 조경희 / 중앙출판공사 / 1971
이 나라가 뉘 나라냐 함석헌 / 삼일각 / 1970
인문계 고등학교 HIGH SCHOOL ENGLISH Ⅱ 시사영어사 / 1979
인문계 고등학교 HIGH SCHOOL ENGLISH Ⅱ 1 영어교과서 편찬위원회 / 고등교과서주식회사 / 1976
인문계 고등학교 국어 1 문교부 / 대한교과서주식회사 / 1977
인문계 고등학교 물리Ⅰ 동아출판사 / 1975
인생잡기 양주동 / 탐구당 / 1970
자연 6-1 문교부 / 국정교과서주식회사 / 1974
자유의 벗(1월호 3월호) 유엔군 총사령부 / 1971
장한몽 이문구 / 경미문화사 / 1979
전환시대의 논리 리영희 / 창작과비평사 / 1977
절망시편 류안진 / 노벨문화사 / 1972
중앙일보 동양방송 10년사 중앙일보 동양방송 / 1975
중학교 국민교육헌장 풀이 문교부 / 문화서적공사 / 1972
질마재 신화 서정주 / 일지사 / 1979
타령 최일남 / 민음사 / 1979
토지 1 2 3권(전13권) 박경리 / 문학사상사(삼성출판사) / 1973
통일주체국민회의 초대대의원명감 통일주체국민회의사무처 / 1975
천경자 / 샘터사 / 1977
한국문학전집(102권) 삼성출판사 / 1972, 1973
한국산경 한국산경사 / 1978
한국의 명저 현암사 / 1970
한국통사 한우근 / 을유문화사 / 1976
한글(통권146호) 한글학회 / 1970.9
해방 전후사의 인식 송건호 외 11인 / 한길사 / 1980
해빙기의 아침 한수산 / 경미문화사 / 1979
행복의 충격 김화영 / 민음사 / 1975
현실음의 국어사적 연구 서정범 / 범우사 / 1975
호반의 목소리 모윤숙 / 예원각 / 1973
ESSENTIAL ENGLISH 성낙준 / 교학사 / 1971
J.P. 칼럼 김종필 / 서문당 / 1971
TODAY’S ENGLISH 양병탁 / 성문사 / 1973